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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이야기/서산소식

영세상인 생존권 넘어 지역경제 전반 위협”(서산 이마트)

by 묵장군™ 201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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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서산입점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이 큰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유통시장이 처음 개방된 1996년에는 국내 대형마트 수가 26개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00여개까지 늘어나 대표적인 유통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생활 깊숙이 들어온 대형마트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싼 가격에 편리하고 다양한 쇼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편의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 유통업체와 지역상권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영세상인과 지역상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 신규 출점 규제 및 영업시간 제한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더욱이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매장 면적 3305.8㎡(1000평) 안팎인 슈퍼슈퍼마켓(SSM) 출점까지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산지역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들을 통해 대형마트 규제법안의 필요성 및 상생 방안 등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 25일 오후 서산타임즈 본사 회의실에서 ‘대형마트 입점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가 개최됐다. 왼쪽부터 정기은 서산시청과협회장, 조민자 동부시장 부녀회장, 가구현 서산중앙상가번영회장, 최연용 동부시장 상인회장, 이흥성 충남서부 슈퍼마켓협동조합이사장, 이서영 서산시주유소협회장.

 

◇ 가구현 서산 중앙상가번영회장

◇ 이서영 서산시주유소협회장

◇ 이흥성 충남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 정기은 서산시청과협회장

◇ 조민자 서산동부시장 부녀회장

◇ 최연용 서산동부시장상인회장


- 최근 이마트의 서산입점이 사실상 확정됐다. 대형마트의 입점이 지역 소상공업과 재래시장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흥성= 지난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1996년 이전에는 전국에서 26개에 불과했던 대형마트가 14년 사이 무려 20배 가까이 증가했을 만큼 급증했다. 반면에 전통 재래시장과 동네 구멍가게 등 소형 점포는 14년 사이 전국에서 16만여 개나 줄었다. 서산에도 롯데마트가 입점하기 전인 9년 전에는 슈퍼마켓 점포가 500여개가 넘었는데 현재는 300여개로 조사됐을 만큼 급격히 감소했다. 대형마트의 입점은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업권을 빠르게 잠식한다는 데 문제가 심각하다.

△이서영= 이마트 입점에 따라 우리지역 주유업계도 사실상 비상이다. 이마트 군산점 등 다른 지역 이마트의 경우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대형마트에 주유소를 허가하게된 것은 기름값을 안정시킨다는 취지였지만 대형마트 주유소의 경우 가격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재 주유소 영업현실을 보면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공급가와 판매가 등을 공개하고 있다. 이마트가 서산에 입점하여 주유소를 운영할 경우 50%이상의 주유소는 도산에 처할 위기에 있다. 따라서 이마트 입점은 지역 소상공인과 재래시장의 존립 기반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구현= 대형마트 입점은 권투경기로 비유하자면 헤비급과 플라이급 매치에서 주심이 없는 게임이다. 지난 2월 중앙상가번영회가 설립될 당시만 해도 아울렛과 르셀 입점에 따른 자체 경쟁력을 키우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마트 입점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인들은 좌불안석하고 있다. 현재 중앙상가번영회에는 300여개의 점포가 있지만 50%이상이 자고나면 주인이 바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중에서도 40~50개는 빈 점포로 남아있다. 결국 이마트가 들어서게 되면 우리 상인들의 숨통을 죄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마트가 입점하게 되면 지역에서 변통돼야 할 유동성 자금을 공기청정기로 빨아들이듯 끌어들일게 뻔하다. 지역경제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조민자= 우선 경제적인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다. 또한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부추 킨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는 라면이나 간장, 고추장 등을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측은 이렇게 묶음 상품을 할인판매라고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불러일으켜 안사도 될 것을 사게 만들고 있다. 동부시장 일부 품목의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상권을 서울로 뺐긴 사례가 많다. 이마트가 입점 되면 중소도매점들이 잇따라 폐업하거나 이들 종사자들이 고향을 떠나는 사례도 발생할 것이다. 결국 지역경기가 침체에 빠져들 것이다.

△정기은= 대부분의 지역 소상공업 및 재래시장은 영세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지만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며 그 속에서 가족을 돌보고 지역사회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하면서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 청과상 역시 지역농산물을 구입하여 지역에서 소비시키고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에서 회전시키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경우 본사에서 농산물은 물론 4만여 개의 품목을 본사차원에서 구매하므로 지역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최연용= 전국에서 빠르게 대형마트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존의 재래시장과 소상공업이 크게 위축되거나 고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가 출점하는 경우 해당지역 재래시장은 매출의 14.9%, 고객수의 9.6% 정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추정치이고 실제로는 약 20~30% 정도의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추세라면 소상공인들의 70% 이상이 영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가구현  “중ㆍ소매점 폐업 잇따라 지역상권 위축 심화”

이서영  “소비자들 상품구입 시 즐거움을 얻기 바래”

이흥성  “지역 유동자금 재벌이 흡수 경기침체 가중”

정기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있어”

조민자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소비자 구매력 부응”

최연용  “대형마트 규제법안 제정 등 대책 마련 시급”
 

-이마트 입점이 결과적으로 지역 재래상권 등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인데, 그런 점에서 대형마트 규제법안 제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져야 하나.

△가구현= 지역경제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게릴라식으로 덤벼드는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소상공인들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형마트 규제법안은 반드시 국회통과가 돼야 한다. 법안 내용에는 인구비례 입점제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또 이미 입점한 대형마트에 대해서는 영업시간 제한, 영업품목 제한, 일정수익금에 대한 지역복지기금 환원, 폐업한 영세 상인들에 대한 생활자금 보상 등을 담아야 한다.

△최연용= 규제 법안에는 대형마트 신설허가제를 비롯해 취급품목과 영업시간, 영업일수를 제한하고, 엄격한 환경ㆍ교통영향평가, 자본의 역외유출방지 등을 위한 현지법인화도 검토돼야 한다.

△정기은= 대형마트 입점은 영세업체의 폐점과 지역 실업률 증가, 인구유출 등 파장을 몰고 온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규제법안은 지역상권 보호 및 지역경제에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이흥성= 대기업의 자본금에 눌려 영세 상인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에서는 자체적으로 조례제정 등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법적ㆍ행정적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회가 관련법을 만들어 주지 않아 대형마트 등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잇따라 패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영세소상인들은 대형마트 규제 법안의 국회통과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조민자= 자본력이 약한 지역 업체들과 대형 마트간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나 다름없다. 경쟁에서 뒤지면 도태되고 새로운 시장으로 재편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지금 발생되는 현상은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침몰되는 영세 점포가 격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떤 형태로든 규제법안 제정 등을 통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재래시장이나 소상공업의 침체원인이 과연 대형마트 때문인 지, 아니면 자구노력 부족이나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하나.

△최연용= 재래시장 문제를 거론하면 으레 제기되는 원인이 대형마트다. 대형마트가 지역경제의 틀을 기본적으로 흔들어 댄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출현은 시대적 대세이며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재래시장이 위축된 데는 소비자들의 성향과 구매패턴이 크게 변했다는 데 있다.

△정기은= 대형마트에만 초점을 맞출 수는 없다. 재래시장을 단순히 소매 서비스 판매업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믹스한 새로운 형태의 시장운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서영= 이 문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비욕구 변화에 대해 재래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의 대처가 미흡한 틈을 이용해 대형마트가 전국적인 유통망과 편의성, 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시장잠식을 해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흥성= 물론 대형마트가 지역주민의 경제생활 측면에서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소상공인의 60%이상이 폐업하거나 살길을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 인구감소까지 초래해 결과적으로 지역경기 침체를 몰고 올 것이다.

△조민자= 당연히 원인제공은 대형마트에 있다. 편의성과 품질, 가격 신뢰도 등에서 소비자의 구매의식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가구현= 양질의 쇼핑 기회를 바라는 소비자의 욕구와 대자본의 영업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대형 유통 매장은 전국적으로 파죽지세로 폭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유통매장의 지방 진출은 긍정과 부정의 측면이 공존하고 있는데, 논란은 여기서 발단된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조민자= 재래시장도 의식변화와 자구노력을 통해 철저한 상도정신으로 고객을 맞이해 그야말로 훈훈한 인심과 정감이 넘치는 장터로서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흥성= 대형유통매장은 재래상권의 우려와 현실을 직시하면서 새로운 기업윤리의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가구현= 재래시장은 시장의 환경을 개선하고 경영마인드 교육을 이수해 언제나 친절한 모습과 넉넉한 정으로 소비자의 발걸음을 재래시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

△이서영= 소비자들은 상품구입을 할 때 즐거움을 얻기를 바란다. 재래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결정적인 흠이 바로 이것이다. 소비자들의 주차 스트레스, 불신 스트레스, 불친절 스트레스, 흥정 스트레스, 운반 스트레스 등 소비자의 갖가지 스트레스 해소가 재래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기은= 재래시장은 모든 품목을 다루는 잡화식 운영보다는 한약재 중심의 서울 경동시장처럼 전문시장으로 육성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최연용=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가 점점 다양해지고 변화하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및 소상공인들이 서로 소비자 욕구 및 변화에 맞춰 나갈 수밖에 없다.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인간미, 정겨움, 품질에 대한 확신 등을 바탕으로 소비자에 한발 먼저 다가서는 방안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대형마트에 맞서 재래시장이나 소상공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기은= 재래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은 소비자들의 구매력 변화 등에 대한 적극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어린이나 젊은층이 찾을 수 있는 공간 및 문화행사, 벼룩시장 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민자= 대형마트가 편의성과 가격으로 승부한다면 재래시장은 실외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대형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교류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서비스 개선 및 품질에 대한 믿음 등 지역상인들의 자구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최연용= 대형마트는 현대화된 첨단마케팅 조직이다. 따라서 소상공인은 현실을 인정하고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상인들의 상도다운 의식변화와 전문화된 행정의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우선 대형마트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과 재래시장다운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이흥성= 모든 재래시장에는 지역특산물이 있다.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춰 특산물을 최대로 활용해 최고의 품질과 가격경쟁에서 우위만 차지할 수 있다면 대형마트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가구현= 먼저 상인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현대식 장비와 경영기법으로 무장한 대형 유통업체들과 경쟁에서 재래시장이 살아남기 어렵다. 재래시장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ㆍ수산물ㆍ축산물ㆍ특수작물 등을 집하해 공동전시 매장형태를 갖추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서영= 재래시장에서는 값싸고 질 좋은 신선도가 월등한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 기법도 구상하거나 도입해야 한다. 또 대형마트에 대한 시장정보 관리체제를 전략적으로 비교 분석, 평가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춰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생존권 위협에 처해있는 재래상인 및 소상공인들을 위해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이흥성= 지방자치단체는 재래상인 및 소상공인들의 실질적 소득 증가만이 지자체의 재원 확보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재래상인과 소상공인들의 친절마인드 교육 기회 및 소비형태의 변화 등에 대한 정보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서영= 지자체는 환경시설 면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개선될 수 있도록 재래상인들에게 피드백을 해주고 향토 재래시장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해 줘야 한다.

△최연용= 재래시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는 행정, 재래시장, 대형마트, 시민단체, 주민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칭 ‘지역유통상생위원회’같은 기구를 구성해 공존ㆍ상생할 수 있는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진행ㆍ정리=이병렬 기자

2010.07.27 11: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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