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은 21일 오전 10시 태안읍 태안문예회관에서 ‘가로림조력 건설사업 환경·교통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마련했으나 설명회장을 찾은 서산·태안지역 500여명의 주민들이 행사 진행을 가로막았다.
행사장 내외부에는 조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행사 진행을 중단하라는 주민들의 함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반대 주민들로 구성된 조력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혈세로 경제성없는 조력발전건설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한국서부발전을 규탄한다”며 “천혜의 어장인 가로림만을 기필코 사수해 후손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반투위 박정섭 위원장은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가 건립되면 갯벌 감소로 굴양식은 물론 수백년 전통이 있는 낙지 등 어족자원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가로림만을 제2의 시화호로 만드려는 조력발전 건립 계획을 백지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부발전측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명회를 강행하려했으나 주민들의 행사 진행 방해가 계속되자 30여분만에 사실상 설명회를 마치고 폐회를 선언했다.
또 이날 오후 2시 태안군 원북면, 4시 태안군 이원면에 개최하려던 주민 설명회도 무산됐다.
서부발전 신재생에너지팀 관계자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업내용을 경청하려는 주민들도 있는데 설명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유감”이라며 “남은 설명회는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부발전측은 22-23일엔 서산시 대산읍, 지곡면, 팔봉면에서 각각 주민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가로림만은 조수간만의 차(7-9m)가 커 국내 최고의 조력발전소 입지로 꼽히고 있으며 한국서부발전은 서산시 대산면 오지리와 태안군 이원면 내리의 가로림만을 막아 2㎞의 방조제를 축조한 뒤 52만㎾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세우기로 하고 타당성 조사 및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고있다.
현재 가로림만에는 1987가구에서 4946명의 어민이 바지락, 굴, 김 등을 양식하고 있으며 태안군 어가 인구의 34%, 서산시 어가 인구의 91%가 가로림만에 거주하고 있다.<정관희·정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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